철(Fe)은 원자 번호 26번의 화학 원소

철(Fe)은 원자 번호 26번의 화학 원소로, 주기율표 8족에 속하는 전이 금속입니다. 은백색의 광택을 띠며, 지구 지각에서 네 번째로 풍부한 원소입니다. 철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핵심 소재로, 고대부터 현대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물리적 특성

철은 단단하고 강한 금속으로, 높은 융점(1,538℃)과 끓는점(2,862℃)을 가집니다. 밀도는 7.87g/cm³로 알루미늄보다 무겁지만, 탄소와의 합금을 통해 강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상온에서 체심 입방구조(BCC)를 가지며, 912℃ 이상에서는 면심 입방구조(FCC)로 변화하는 동소체 특성을 보입니다. 또한 반강자성과 상자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전자기 장치에 활용됩니다.


화학적 특성

철은 산화 상태로 +2(제1철)와 +3(제2철)이 가장 안정적이며,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철(FeO, Fe₂O₃, Fe₃O₄)을 형성합니다. 공기 중에서는 표면에 얇은 산화막이 생성되어 내식성을 제공하지만, 수분이 존재할 경우 녹이 습니다. 강한 산화제로 작용하는 6가 크로뮴과 달리 철은 비교적 완만한 반응성을 보입니다.


역사와 발견

철의 사용 기록은 기원전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진나라의 병마용 청동무기에 크로뮴 산화물 도금이 발견된 것은 고대 기술의 놀라운 예시입니다. 서구에서는 1761년 독일에서 홍연석(크로뮴산 납)이 발견된 후 1797년 프랑스의 루이 보클랭이 순수한 철을 분리했습니다. 산업혁명기 강철 제조 기술의 발전은 철을 현대 문명의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산업적 용도

강철 제조: 철에 0.04~2.1% 탄소를 첨가한 강철은 건축, 자동차, 선박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됩니다. 스테인리스강(크로뮴 10% 이상 포함)은 내식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식품 가공 설비부터 의료 기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주철 제품: 2~4% 탄소를 함유한 주철은 기계 부품, 관류, 엔진 블록 제조에 적합합니다.

자기 재료: 변압기 코어, 모터, 하드 디스크 등에서 전자기 성질을 이용합니다.

화학 촉매: 암모니아 합성(하버법)과 같은 공정에서 촉매 역할을 수행합니다.

안료 제조: 철 산화물은 붉은색(헤마타이트), 검은색(마그네타이트) 염료로 건축 자재와 예술품에 사용됩니다.


생물학적 역할

인체 내 3-4g의 철은 헤모글로빈(산소 운반), 미오글로빈(근육 산소 저장), 시토크롬(전자 전달)의 구성 성분으로 작용합니다. 철 결핍 시 빈혈, 피로,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며, 반면 과잉 축적은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식물에서는 엽록체의 산소 발생 복합체에 망간과 함께 광합성 과정에 관여합니다.


환경적 영향

철강 1톤 생산 시 1.85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 탄소 배출량 1-2위 기업입니다. 광산 개발로 인한 중금속 오염(납, 비소 등)은 토양과 수계를 훼손하며, 폐기물 재활용률이 20%에 불과해 자원 순환 체계 개선이 시급합니다. 최근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로 탄소 배출량 90% 감소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망과 과제

2030년 글로벌 철강 수요는 25억 톤으로 예상되며, 친환경 제조 기술과 재활용 시스템 확립이 핵심 과제입니다. 생체 내 철 대사 조절 메커니즘 연구는 철결핍성 빈혈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으며, 나노 철 입자는 수처리와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철의 시대는 지속 가능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어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