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늄 (Po) 강력한 독극물

폴로늄(Polonium, Po) – 이 금속은 너무도 강력해서, 단 한 티끌만으로도 사람을 조용히 죽일 수 있는 방사능 독극물입니다. 겉보기엔 아무런 특징 없는 은백색 금속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원소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실제로 암살에 사용된 적도 있는 무서운 원소죠. 오늘은 그 위험한 이름, 폴로늄(Po)에 대해 파헤쳐보겠습니다.

■ 폴로늄이란?
폴로늄은 원자번호 84번, 주기율표 16족에 속하는 방사성 원소입니다.
기호는 Po, 자연에서는 극히 드물게 나타나며 대부분은 인공적으로 생성됩니다.

이 원소는 1898년, 유명한 과학자 마리 퀴리(Marie Curie)와 그녀의 남편 피에르 퀴리가 우라늄 광석(피치블렌드)에서 분리해냈습니다.
‘폴로늄’이라는 이름은 마리 퀴리의 조국 폴란드(Poland)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것입니다.

그 당시엔 이 물질이 그렇게도 위험한 존재일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 얼마나 위험한가?
폴로늄-210은 아주 강력한 알파선(α-particle) 방출체입니다.
알파선은 종이 한 장에도 막힐 정도로 투과력이 약하지만,
체내로 들어가면 세포를 파괴하는 살인 무기로 돌변합니다.

가장 무서운 점은 극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이라는 것.
예를 들어, 폴로늄-210 1그램은 약 5천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양입니다.
독성으로만 보면 청산가리보다 250억 배 강력하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핵무기·방사능 암살과 관련해 늘 의심받는 원소이기도 합니다.

■ 실제 암살 사건에 사용된 원소
2006년, 전직 러시아 KG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Alexander Litvinenko)
런던에서 홍차 한 잔에 섞인 폴로늄-210을 마신 후 사망한 사건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그는 사망 직전까지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방사능 피폭의 전형적인 증상인 탈모, 설사, 구토, 면역 저하, 장기손상으로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폴로늄은 ‘암살자의 원소’, ‘조용한 핵 테러 무기’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 어디에 쓰이나?
폴로늄은 워낙 위험하지만, 그 특이한 방사선 특성 덕분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정전기 제거 장치
– 알파선은 공기 중 입자를 이온화시켜 정전기를 제거하는 데 유용합니다.

우주선 전력 장치
– 극한 환경에서 알파선이 열로 바뀌는 특성을 활용해 우주 탐사 장비의 전원 공급 장치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 모든 용도는 극소량, 철저히 밀봉된 형태로만 허용되며,
취급하는 사람은 반드시 방사능 방호 장비와 엄격한 보안 아래 있어야 합니다.

■ 폴로늄과 건강
폴로늄에 노출되면 가장 먼저 골수, 장기, 소화기관, 면역계가 공격받습니다.
알파선이 세포를 산산조각 내면서, 세포분열이 멈추고 급성 방사능 증후군이 발생합니다.

구토, 고열, 탈모, 피로, 설사

면역력 급감 → 감염성 패혈증

장기 기능 저하

심하면 수일~수주 내 사망

가장 무서운 건, 극소량으로도 이런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군사적으로는 생화학 무기로 전용될 위험성이 늘 경계되고 있죠.

■ 마무리 – 아름다운 이름 뒤에 숨겨진 죽음
폴로늄은 발견 당시만 해도 마리 퀴리의 조국을 기리는 자부심의 원소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속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미경 수준의 양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그 피해는 즉각적이지 않기에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아름답지만,
속에는 치명적인 파괴력을 숨기고 있는 원소—폴로늄(Po).
그 존재 자체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과학의 발견은 과연 인류를 위한 것일까?”

이 질문을, 폴로늄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조용히 던지고 있습니다.